기분이 안 좋을 때는 술을 찾는 버릇이 있기도 한데, 보통에는 혼자서 자주 가는 참치집이거나, 이자카야를 방문하는데, 기분이 좀 많이 안 좋아서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보반으로 퇴근하는 길에 예약해서 다녀온 스시정이다.
상차림
츠케모노 / つけもの [漬物] / 절임채소 / Tsukemono
가리 / ガリ / 초생강 / Gari
타꾸앙즈케 / たくあんづけ [たくあん漬] / 단무지
닌니쿠 / にんにく [大蒜·葫] / 마늘 / Ninniku
야채스틱
이런 것도 먹어주면 좋다고 하는데, 배부를까봐 선뜻 손이 안가긴 한다.
나가이모 코노와타 / ながいも [ながいも·長芋·長薯] このわた[海鼠腸] / 마 해삼
저번에는 코노와타만 주셨는데, 마가 다 떨어져서 못 챙겨주셨다고, 마도 같이 주셨다. 마하고 같이 먹으니 시원함과 짭짤함이 공존한다.
타이 / たい [鯛] / 도미 / Tai
마츠카와 타이(껍닥도미)부터 시작을 한다. 두톰하니 씹는 식감이 좋다.
히라메 / ひらめ [平目] / 광어 / Hirame
히라메는 언제나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스시정의 특징이라고 하면 사리가 작은 편이고, 오히러 네타는 큰편이다. 그러다 보니 네타의 쫄깃함이 마지막까지 남아있다랄까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호불호가 갈리긴 할 것 같다.
오오토로 / オオトロ [大トロ] / 참다랑어 뱃살 / Otoro
좀 빨리 예약을 해둔 것도 있고, 다른 자리에 손님들도 있어서 오오토로도 미리 해동이 되어있던지, 바로 나온 오오토로 자태도 고운데, 입으로 들어가니 역시나 살살 녹는다.
히라메 / ひらめ [平目] / 광어 / Hirame
스시도 좋지만, 두톰하게 썰려있는 히라메가 더 좋다.
우니 엔가와 / うに [海胆] えんがわ [縁がわ·縁側] / 성게소 올린 광어 지느러미
작은 엔가와에 우니를 올려서 오독오독하면서도 부드럽다.
우니 엔가와 / うに [海胆] えんがわ [縁がわ·縁側] / 성게소 올린 광어 지느러미
두꺼운거 좋아하시죠 하면서 두꺼운 엔가와를 주시는데, 처음에 보고 엄청 두껍다 싶다.
우니 엔가와 / うに [海胆] えんがわ [縁がわ·縁側] / 성게소 올린 광어 지느러미
입으로 들어가니, 아삭아삭한 느낌일까 싶기도 할 정도로 씹는게 두톰하다. 여기에 씹으면 씹을 수록 같이 퍼지는 우니이다.
아카미 / あかみ [赤身] / 참다랑어 등살 / Akami
부드러움만 기억에 남는 아카미
사요리 / さより [針魚·細魚·鱵] / 학공치 / Sayori
종종 학공치를 먹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기억은 굉장히 담백하다거나 혹은 아무 맛도 안나는 느낌이다. 그러기에 오히려 씹는 질감에 집중하게 되는데, 탱탱하다기 보다는 찰진 느낌과 담백이다.
아부리 주토로 / あぶり [炙り] ちゅうトロ[中トロ] / 불구운 참다랑어 중뱃살
아부리를 하니, 기름기가 확 올라와서 입안으로 들어가니 확하고 퍼지는 주토로
아부리 아와비 / あぶり [炙り] あわび [鮑·鰒] / 불질한 전복
버터구이라고 해야할지, 아부리라고 해야할지 활전복보다는 이쪽이 취향에 더 맞다. 간이 잘 배여있는 음식을 먹는 느낌이다.
아마에비 / あまえび [甘海老] / 단새우
푸짐하게 올라가 있는 아마에비 스시 하나에 아마에비가 이렇게 많이 올라가 있는 것도 처음이다. 녹진하니, 입안에서 논다.
우니 아마에비 / うに [海胆] あまえび [甘海老] / 성게소 올린 단새우
우니가 듬뿍 올라간 아마에비도 굉장히 궁합이 잘 맞는 조합이다. 씹을수록 만족감이 늘어난다.
유무시 / ユムシ / 개불
꼬들꼬들하면서도 오독오독한 유무시
아부리 호타테 / あぶり [炙り] ホタテ / 불질한 관자
부드럽게 향이 퍼지고, 부드럽게 씹히는 아부리 호타테
아카가이 / あかがい [赤貝] / 피조개(피안다미조개) / Akagai
비리지 않고, 담백한 아카가이
타코 / たこ [蛸·章魚] / Taco
큼직하게 썰려서, 오래 씹히기도 했던 타코 기억을 더듬어 보면 타코를 준 곳이 거의 없던 것 같다.
에츠추우바이 / エツチュウバイ / 물레고둥(골뱅이)
씹을 때 마다 이빨로 벤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 에츠추우바이
네기토로 / ねぎトロ / 파 다랑어
다진 다랑어와 파를 함께 올린 네기토로 처음 먹어보는데, 입안에서 퍼지는 느낌이 재미있어서인지 이거 맛있다.
이쿠라 우니동 / イクラ うにどん/ 연어알 성게소 덮밥
전에는 우니만 주셨었는데, 그때에는 연어알이 다 떨어져서 우니만 챙겨주셨다고 한다. 연어알까지 들어가니까 짭쪼름과 성게소의 녹진함이 잘 버무려지다 보니, 배부른데도 숟가락이 계속 간다.
장어묵
부산인가, 지방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장어묵인데 호불호가 많이 갈릴듯한 맛이다. 느끼하다고 해야할지 꼬릿하다고 해야할지 처음에 주실 때 초장을 듬뿍 찍어 먹으라고 했던 의미를 잘 알 것 같은 맛이기도 한데, 이게 탱탱하면서도 약간의 오독오독 그리고 씹을수록 입에서 퍼지는 느끼함이 매력이라고 하면 매력이다.
광어 탕수육
배도 어느정도 차고 그래서, 많이 못 먹었는데 집에 오니 참 많이 생각이 나던 광어 탕수육이다.
생선살로 만들어서 그런지 씹는 느낌이 참 부드럽다.
히라메 / ひらめ [平目] / 광어 / Hirame
좋아하는 히라메 한번 더 두개 말고, 하나만 달라고 하니, 우니를 돌돌 말아 주셨다.
아나고 / あなご [穴子] / 붕장어 / Anago
마무리는 아나고 부드럽고, 달달하다.
딸기
배가 부르다 보니까 딸기와 같이 사케를 마시는데, 과일이랑 같이 따뜻하게 마시는 것도 배부를 때는 꽤나 좋다.
진로 1924
옆 테이블에서 운이 좋게 한잔 얻어먹을 기회를 얻어서 마셔본 진로 1924 증류식 소주로 35도 정도라고 하는데, 깔끔하면서도 목으로 넘어가면 속에서 불이 오른다. 화요랑 비교해보면 향이나 그런게 심심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괜찮다. 굳이 비교하자면 앱솔루트 바닐라 느낌 정도일까 싶다.
오마카세는 원래 한달에 한번만 먹자라고 다짐했는데, 술이 먹고 싶다라고 생각하니 참치나 이자카야에서 먹자 생각하다가, 그냥 돈 좀 더 내고 만족을 하자라고 자연스럽게 떠올라서 발걸음이 간 스시정 두번째 방문인데도, 마음에 많이 들긴 한 모양이다.
스시정 / すし情
032-322-1147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 439-3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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