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술을 먹고나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둥둥 떠다닐 때의 느낌은 간혹가다가 짜릿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옛날에는 그 기분이 너무나도 즐거웠고 흥에 겨우기도 했는데 지금은 조심하게 되고 조바심부터 나게된다. 그 생각의 대부분은 과거에 있던 일에 대해서 비틀어서 생각하거나 꼬아서 생각하거나 그런 종류가 대부분인데 그것만으로도 꽤나 재미있다고 느껴진다. 그러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어땠을까의 생각들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고, 내가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생각들이기에 더 재미를 느끼기도 하나보다.
머리는 잊고 있어도, 몸은 기억한다고 아무 생각도 안하다가 달력을 보니까 그럴만하구나 싶다.
정성을 들여서 무언가를 한다는게 꽤나 재미있고 시간도 잘 간다.
무언가를 소비하고 보고 듣고 그런 것보다 무언가를 만들거나 생산하거나 쓰거나 그런 작업들에 시간을 쏟고나서 무언가 뿌듯함이 더 많이 느껴진다. 특히 어렵거나 잘 안나오는 것일수록 오기가 생겨서 그런지 더 열심히 매달리게 된다.
하나씩 손수 시간이 걸려서 옮기고 나니까 개운한 감정이다.
몇 달동안 노래를 부르던 평양냉면을 드디어 먹었는데 참으로 만족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냉면 자체를 고기집에서도 회식 아니면 잘 안먹고 밖에서도 잘 안먹는다고 생각하면서 숫자를 세어보니까 8월까지 냉면을 두번 먹었다.
몇 일이 지나도록 아이폰 충전기를 잃어버렸던 사실을 몰랐다가 막상 필요할 때 가방을 뒤적여보니까 없어서 꽤나 당황했는데 다행히 항상 잃어버리던 곳에 잃어버려서 찾기 수월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것 때문에 내가 아이폰 충전기를 어디서 꺼내서 충전했었지라고 꽤나 열심히 고민했는데 기억이 잘 안나긴 하더라. 당연하게 있다고 생각하는건 그냥 무심코 지나쳐 버리는 모양이다.
보통날이면서도 참으로 소란스럽기도 하여라.
에쿠니 카오리가 쓴 좌안이라는 책에서 여주인공인 마리가 노래해 노래해 노래해 춤을춰 춤을춰라고 쓰여져 있던 구절이 갑자기 맴돈다.
아마 몇 년전에 이맘때쯤에 좌안과 우안을 읽어서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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