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모르게 말로 인해서 상처를 주거니 받거니 하던 모양이다. 시간이 지나서야 아, 내가 이런 말에 상처를 받았구나. 아, 내가 저런 말을 해서 상대방이 상처를 받았구나. 상황에 대한 재해석이랄까.
오랜만에 얼굴 보니까 반갑다. 눈을 마주치는건 재미있다.
매일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데 오히려 편안하다. 막아내기에 급급하고 감당하기에 어려웠던 것들이 그래도 조금 쉬워진 모양인지 아니면 정성이 갸륵해서 인지 영감을 주고 변화를 주며, 내가 보는 것들을 달리 보이고 느끼게 해주니 즐겁기도 하다.
리얼리티는 그것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것, 아이덴티티는 그것이 보이고 싶은 것, 이미지는 실제로 타인이 인식하는 그것이다. 아이덴티티가 이미지로 정확하게 인식을 하게 만들기란 어렵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최소한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이미지로 끊임 없이 연결시키는 일이다. 아이덴티티가 많을수록 이미지가 정확하게 전달되는게 어려우니까, 아이덴티티에서 필수 요소만을 가지고 전달한다. 그러면 가장 중요한 요소 한 가지만을 전달 할 수 있다면 무엇을 전달할래,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꼈고, 그것은 분노로 치환되었다. 그리고 그 분노가 원동력이 되는 하나의 과정을 보았다.
산산조각이 나다 못해 가루가 되었는데도 웃을 수 있는건 무언가 더 좋아질 수 있는 그런 것을 느꼈기 때문일까,
한번의 식사가 소중하니까 그래도 좋은 것을 먹고 싶다. 하루에 한번 내지는 이틀에 한번 식사를 하니까 , 최소한으로 먹되 허기지게 만들어서 그것을 보다 더 맛있게 먹고 싶다.
하루에 최소한 글을 하나 이상 쓰려고 하고 있고 더 쓰려고 하고 있다. 그 글에서 필요없다거나 쓸데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쳐내고 다듬는 행동을 하고 있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더 좋아지고 있을거야라며 고친다. 이걸 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지나가버린다. 가끔은 숙제검사 받는 아이마냥 어떤가요라고 물어보고 싶을 때도 생긴다. 그치만 그러면 안될 것 같은 마음도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것들이 사라질까봐.
자신에 대한 확신은 중요하지만 그 뒷편에서 끊임없이 경계하고 의심하고 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경계에서 미묘한 중심을 잡는게 어렵다. 경계와 의심이 많으면 나아갈 수 없고, 확신이 많으면 나태해진다.
어렸을 때부터 사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는 니체 전집인데 이제는 살 때가 되었나라고 생각하면서도 고민하는 걸 보니 아직 멀었나,
다행이다. 언제나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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