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가다가 편안한 순간을 마주하게 되면, 반갑기도 한데 이전과는 다르게 꽤나 경계하게 된다.
언제부터 이렇게 경계하고 의심하고 살게되었나하고 생각하니까 한편으로는 또 씁쓸하다.
기억도 가물가물 한 것을 계속해서 끄집어내려고하니까 오히려 더 기억이 안난다. 묵었던 호텔은 성수기가 아닌 탓에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광장히 쾌적했는데, 그 앞에는 전망이 엄청 좋은 빌딩이 있었다. 추운 겨울인데도 그 앞을 나아가서 보면 지상에서부터 보면 큰 창문이 반짝거리는 조명으로 감싸져 있어서 그런지 그 주변들만 반짝거리고, 알록거렸다.
그러다가 여행 마지막 날에 큰 마음을 먹고 커피라도 한 잔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전망이 좋은 빌딩에들어가자마자 보였던 것들은 금빛으로 둘러쌓인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꼭대기 스카이라운지는 사람이 많아서 기다리다가 들어갔다. 기다리면서도 이리저리 구경을 하면서 조명을 보는데 계속해서 멍하게 보고 있게 됐다. 그리고 창가로 다가가 탁 트인 전경을 보니, 반짝이는 건물이 참 많더라. 한동안은 멍하니 보게 되었다.
퇴근길에 오랜만에 보는 동창의 얼굴을 보게 됐는데, 내 상태가 꼬질꼬질하니까 아는체도 못 했다.
한 껏 겨울이어서 얼어죽겠다. 특히나 여간 추운게 아니여서, 몸의 상태가 전체적으로 처지기도 하고, 소화불량도 자주 겪게 된다.
잘 쓰지도 않는 스타벅스 다이어리 옛날에 한창 스타벅스를 다닐 때에는 다이어리를 3개인가 4개까지 받았던 기억도 있는데, 이제는 그렇게까지 스타벅스를 자주 가는 편이 아니라, 받을 수 있을까 없을까하고 못 받겠구나라고 마음을 접고 있던 차에 다행스럽게도 스티커가 많이 생겨서 다이어리를 겨우 하나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가만히 보니까 옛날 생각도 새록새록 나고 그런게, 재미있기도 했다.
이제부터는 슬슬 까먹는 것도 많아지고, 기억 해야할 것도 많아지는 느낌이라 메모를 항상 하거나 그래야겠다 싶기도 하다.
까먹게 되면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피곤해지는 일이 일어날 것 같게 된달까
니체 전집은 언제쯤이면 살 수 있을까? 도서관에서 빌려본게 남짓 5~6권 정도인데, 누군가가 전집을 샀다고 해서 전집을 보니까 내가 못 읽어보고, 제목도 몰랐던 책 투성이다.
니체에게 매혹이 된게 대학교 1학년 때였는데, 그 때는 과제 때문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있고 지나갔다가 시간이 다시 지나고 나서 다시 읽어보니까 다 이해 할 수는 없었지만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너무나도 좋았다.
니체가 말한 말 하나하나가 꽤나 깊게 파고 들어지기도 해서 심리적으로 안 좋을 때 그때의 기억도 있고 그래서 니체의 책을 몇 권을 읽어봤는데, 자신에게 파고들게 만들어주는 책이라고 생각이 많이 들었다.
책장이 있다면 책장 한 구석에 니체 전집으로 차곡차곡 채워두면 기분이 꽤나 좋을 것 같다. 이건 시간이 지나도 같은 감정일 듯하다.
기분 전환겸 바꿨는데, 심심하다 못 해 휑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필요 없는 것들도 다 지우고, 다시 연결하고, 하다 보니까 하루가 다 간다. 생각보다 바꾸는게 어렵구나 싶기도 하고, 자료 자체가 한글 자료는 거의 없고, 영어로 된 거 보면서 따라하면서 하니까 그래도 되긴 된다.
심심해진 대신에 많이 빨라져서 그건 마음에 꽤나 든다.
하루하루 있다가 떠오르는 대로 글을 쓰게 되는데, 연말이라 그런지 머리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둥둥 떠다닌다.
언제부터인가 감성적이나 감정적으로 무언가를 풀어내는게 어딘가에 막힌 것처럼 사실 관계 나열에만 치중 했었는데, 연말은 연말인가 보다 날씨는 추운데 마음이 말랑말랑 해졌는지, 흘러가는대로 글을 쓰다보면 감정이 많이 묻어나오게 되어서 재미있다.
낙하하는 저녁,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해도, 울 준비는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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